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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rtex Type F 상판 하판 교체기

청축이 그리워

청축 기계식 키보드 By Maro_

몇 주 전, 피시방을 간 적이 있다. 나는 갈축으로 기계식 키보드를 입문하였는데, 피시방의 키보드는 청축이었다. 아 여간 시끄러운 것이 아니네 하면서 불만이었지만, 몇 시간 후에 피시방을 나올 땐 나도 모르게 "하나 살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 찰칵거리는 소리, 칼칼하고 짱짱한 맛이 잊혀지지가 않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볼텍스 Type F 블랙을 쓰면서 화이트 색상의 키캡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둘 다 화이트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그런데 마침, 쿨엔조이 장터에서 볼텍스 Type F 청축 화이트가 키캡을 제외하고 판매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신의 계시가 아닐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당장 구입했다.

 

자.. 이제 조합을 고민해보자.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래와 같았다.

 

  • Vortex Type F Black 갈축
  • Vortex Type F White 청축
  • Black Keykab
  • White Keykab

그리고 지금 내가 사용하는 키보드는 블랙 갈축 + 화이트 키캡이었다. 그런데 고민하기 시작했다... 청축보다는 갈축이 더 장기적으로 쓰기에 유리하지 않을까. 그리고 난 화이트 색상의 키보드를 사용하고 싶다. 즉, 나는 청축보다는 갈축에, 블랙보다는 화이트에 중점을 두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게 필요한 것은 화이트 색상의 갈축 키보드였다. 그런데 가지고 있는 것은 정 반대로, 블랙 색상의 갈축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결정했다. 바꿔버리자고.

 

분해 조립

볼텍스 Type F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판, 기판, 하판. 상판은 흔히 말하는 하우징이다. 그러나 완벽한 일관성을 갖추기 위해선 하판도 교체해야 한다. 하판도 키보드 색상에 따라 색깔이 다르기 때문이다. 분해 과정은 이렇다.

 

1. 플라스틱 카드 등의 도구를 이용해 상판을 분리시킨다.

볼텍스 Type F는 덱 헤슘 키보드와 분리 방법이 거의 동일하다. 굳이 사진을 첨부하는 것 보다, 유튜브에 자세히 설명된 동영상이 있으므로 아래의 링크를 첨부한다.

 

나는 플라스틱 카드를 이용하였는데, 카드를 삽입한 후 결합지점(윗쪽 양쪽 끝, 아랫쪽 4등분점)에서 지랫대처럼 카드를 휘게 힘을 준다면 더 용이하다.

 

2. 기판과 하판을 고정시키는 나사 2개를 푼다.

 

▲ 간단하다. 얇은 십자 드라이버로 빨간 원 안에 있는 나사를 풀어주고 기판과 하판을 살짝 떼어주면 된다. 참고로 3번에 나와 있듯이 기판과 하판 사이에는 단자 선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절대로 필요 이상의 간격으로 강제로 떼어내려고 하면 안된다!!

 

3. 기판과 하판 간 연결되어 있는 단자 선을 뺀다.

 

5핀 몰렉스가 단자에 꼽혀 있는것이 보인다. 이 5핀 몰렉스를 빼내는 것이 사실 이 과정 중에 제일 짜증나는 점인데, 기판이 바로 옆에 있으므로 날카로운 것으로 힘을 주어서 빼내려다가 기판을 긁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조심조심 하면서 양 쪽에서 힘을 가해주면서 조금씩 뽑다가, 가운데 파인 홈 쪽으로도 힘을 주어서 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기판과 하판이 분리된다. 남은 것은, 원하는 조합을 생각해 기판과 하판과 상판을 조립해주기만 하면 된다. 조립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5핀 몰렉스 선을 정렬하는 것과 기판과 하판을 조립하는 것이다.

 

3-1. 하판에 있는 케이블 고정

 

 

이와 같이 5핀 몰렉스 선을 저 플라스틱 기둥들에 끼워 넣어 정돈해줘야 한다. 그리고 나서 기판과 하판을 조립한다.

 

3-2. 하판과 기판 조립은 오른쪽부터

 

하판에 보면 오른쪽 부분에만 기판을 고정하기 위해 튀어나와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므로 오른쪽을 먼저 맞추어야 한다. 하판의 오른쪽 라인에 기판의 오른쪽 라인을 먼저 맞추어 조립시켜준다. 그리고 나서는 나사 조이고, 상판의 이음새 부분을 꾹 눌러서 딱 딱 소리가 나게 조립시켜주면 된다.

 

실수하진 않았을까

KEYSET Tester by JOYTRON

 

키보드 기판을 잘못 건드려 혹시라도 고장이 났을 수도 있으니, 모든 키가 정상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화상 키보드가 텐키리스지만, 설치 없이 간단히 확인이 가능하므로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여기를 통하여 다운로드 할 수 있다. 모든 키를 확인해 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검색해 보시길. 

 

epilogue

분해 조립이 완료되었다. 굳이 키캡을 뺄 필요도 없다. 이렇게, 두 개의 키보드를 위의 과정에 따라 분해한 뒤, 상판과 하판을 교체하여 조립해주면 되는 것이다. 생각보다 정말로 간단한 과정이다.

 

이렇게 나는 원하던 화이트 색상의 갈축 키보드를 얻게 되었다! 당분간은 블랙 색상의 청축을 쓰면서 재미를 좀 볼 생각인데, 화이트가 아니니 좀 섭섭하기도 하고..(그래도 둘 다 화이트인것 보다는 이게 더 좋다.)